행사의 주인공이 아닌, 그 곁을 지키던 사물에게 시선이 쏠린다면 무슨 사연이 있을까. 지난 7월 13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김지민과 김준호의 결혼식 현장이 그랬다. 하객 1,200명이 모여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하는 자리였지만, 축제의 뒷배경에는 조용히, 그러나 묵직하게 존재감을 드러낸 자동차 한 대가 있었다.

주식, 부동산, 명품 가방이 연예인들의 취향을 대변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일상과 역사를 함께 쌓아온 ‘동반자’로서의 물건, 특히 자동차가 관심의 중심에 선다. 소유주 김지민은 요란한 언급 없이, 사진 한 장과 간결한 메시지로 자신만의 선택을 드러냈다.

자동차 한 대와 함께한 10년, 선택의 의미

김지민 BMW X3 10년 운전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김지민이 운전대를 잡아온 차량은 BMW X3 2세대 모델이다. 흔히 연예인의 대명사로 떠오르는 값비싼 슈퍼카도, 과시욕이 배어나는 스포츠카도 아니다. 오히려 가족을 태우고 먼 길을 떠날 때 믿음직한 SUV, 실용과 안전을 겸비한 친구 같은 존재에 가까웠다.

이 차는 단지 이동수단이 아니라, 1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견뎌낸 파트너였다. 독일 자동차 브랜드의 상징적 디자인 요소와 고급스러운 실내, 그리고 ‘10명 중 10명’이 인정하는 안정성으로 승부했다. 디젤 사륜구동 ‘20d’ 트림은 190마력의 힘과 40.8kg.m의 토크로, 한 번도 주인을 곤란하게 한 적 없는 ‘성실함’을 자랑한다. 구입 당시 가격은 약 6,850만 원이었다.

자동차의 내구성과 감성 품질

BMW X3 내구성 좋은 중형 SUV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자동차가 오래되면 고장이 잦아지는 게 상식이지만, 김지민의 BMW X3는 그 상식을 비웃듯 ‘무탈’하게 세월을 견뎠다. 미국 도로안전협회의 까다로운 충돌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전적, 그리고 전자장비의 오류를 대폭 줄인 최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까지. 한때 악명 높았던 방전 문제마저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과 아이들링 스톱 기능(ISG)의 개선으로 대부분 해소됐다.

사람들은 종종 그녀에게 묻는다. ‘왜 바꾸지 않느냐’고. 하지만 답은 길지 않다. 고장도, 방전도 없으니 바꿀 이유가 딱히 없다는 것. 해시태그 대신 삶의 단순한 진실이 그녀의 선택을 설명한다.

결혼식 이후, 자동차가 던진 질문

결혼은 새로운 출발점이다. 김지민과 김준호가 함께할 미래에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그 곁을 지키는 자동차가 계속해서 달릴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차가 단순한 물건을 넘어 ‘시간’과 ‘기억’을 품은 상징이라는 사실이다.

자동차를 가볍게 소비하는 시대에도, 누군가는 한 대의 차와 함께 인생의 굽이굽이를 묵묵히 지나간다. 김지민의 BMW X3는 그런 선택의 흔치 않은 증거다. 화려함 대신 내실을 택한 그녀의 모습에서, ‘진짜 가치’란 무엇인지 조용히 되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