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실적 잔치 뒤 직원들 냉기류 보상방식 혼선에 신뢰 흔들, 노조-회사 간극 커져
누군가에게는 ‘최대 실적’이 축하의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당사자들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거액의 상여가 오갔음에도 SK하이닉스 사내에서는 환호 대신 불만이 빗발쳤다. “이런 걸 바란 게 아니었다"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이와 같은 갈등의 이면에는 단순한 금전적 보상 이상이 자리한다. 숫자는 컸지만, 그 속에 담긴 기준과 절차, 그리고 신뢰의 문제가 더욱 깊어진 것이다.
보상 구조 개편과 현장 반응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7월 말, SK하이닉스는 4만3천여 주의 자사주를 임직원들에게 전달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116억 원. PS(초과이익분배금)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새로운 형태의 보상이었다. 필요에 따라 1년 이상 보유시 매입가의 15%를 현금으로 덤으로 얹어주는 조건이 달렸다.
회사는 “장기적 동기부여”를 강조했지만, 분위기는 냉담했다. 직장인 게시판마다 “왜 주식으로 받냐” “기준이 무엇이냐”는 의문이 쏟아졌다. 누구는 횡재라 생각했겠지만, 정작 내부인들은 명확하지 않은 산정방식에 의구심을 키웠다.
성과급 산정 논란과 직원 심리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올해 영업이익만 23조 원을 넘겼다. 이는 10명 중 9명이 고개를 끄덕일 만한 기록이지만, 성과급을 받은 직원들은 기대를 접지 못했다. 기본급의 15배, 즉 1500%가 지급됐지만, 내부에선 이미 “19배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먼저 돌았다.
아쉬움은 불신으로 변했다. ‘EVA’라는 낯선 지표에 산정근거가 숨겨져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계산법이 복잡해 공개가 힘들다는 설명이었지만, 직원들은 “실적이 이 정도인데 왜 보상은 이 정도냐”는 의문을 거두지 못했다. 보상의 크기보다, 그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데 더욱 마음이 상했다.
교섭 난항과 노조의 입장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10번째 임금교섭. 회사는 PS 상한을 기존의 10배에서 17배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새로 내놨다. 초과분의 일부도 구성원에 재분배하는 안이었다. 그러나 노조는 물러서지 않았다. “사측은 기존 방침만 고수했다”는 비판의 성명이 발표됐다.
노조는 결국 교섭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앞으로는 더욱 강경한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반면 회사는 “협상 중단은 유감”이라고만 짧게 입장을 전했다. PS 기준 재논의는 이어가겠다고 했지만,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신뢰와 기준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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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는 보상의 액수보다 ‘왜, 어떻게’의 문제에 방점이 찍혔다. 직원들은 실적에 걸맞는 공정한 보상 체계를 원했다. 불투명한 의사소통이 반복된다면, 회사의 신뢰도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번진다.
이런 논란은 SK하이닉스만의 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유사한 보상구조를 가진 대기업 내부에도 파장이 번질 수 있다. 앞으로는 성과에 대한 투명한 기준 설정과 진솔한 소통이 기업 경영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