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한 대의 세단이 조용히 시장의 지형을 뒤집고 있다. 요즘 거리 어디서든 눈에 띄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행렬 속에서, 한때 주인공이었던 세단은 다소 뒤로 밀려난 듯 보였지만, 최근 그 흐름에 균열이 생겼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포착한 이 자동차는,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실속’으로 2024년 상반기 자동차 시장의 중심에 우뚝 섰다. 이름도 익숙한 아반떼가 그 주인공이다. SUV가 대세라던 통념을 깨고, 당당히 ‘국민 세단’ 타이틀을 거머쥐었다는 점에서 업계 이목이 쏠린다.

시장 판도를 뒤집은 세단의 귀환

가성비 세단 인기 모델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자동차 판매 통계를 들여다보면, 올해 상반기 아반떼는 국내에서 약 4만 대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명 중 4명 이상이 늘어난 셈이다. 현대차의 대표 대형 세단 그랜저와, SUV 대표주자 싼타페마저도 이 숫자 앞에서는 한발 물러나야 했다.

참고로, 같은 기간 SUV 신차는 약 43만 대, 세단은 22만 대가 새 주인을 찾았다. 대략 자동차 2대 중 1대는 여전히 SUV지만, 세단이 ‘쏠림 현상’을 뚫고 이처럼 약진한 건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세단의 반전 드라마”라 평한다.

실용성과 경제성의 재정의

가성비 좋은 실용 세단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무엇이 이 같은 변화의 동력이었을까? 답은 아주 간단하다. 소비자들은 이제 ‘보여주기’보다 ‘실속’을 택한다. 2026 아반떼가 4월 등장하면서, ‘가격은 가볍게, 기능은 꽉 채운’ 전략이 통했다.

일례로, 버튼만 누르면 시동이 걸리고, 스마트키로 문이 열리며, 손을 대지 않아도 트렁크가 열린다. 작은 불빛 하나까지 세심하게 배려된 도어포켓 조명 등, 편의 사양이 기본으로 탑재됐다.

‘모던’ 트림에서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같은 첨단 안전 장치가 추가 비용 없이 제공된다. 가장 고급형은 17인치 알로이 휠로 감각을 더했다. 하이브리드는 ‘모던 라이트’ 트림을 신설해, 가죽 스티어링 휠과 가죽 변속기 노브까지 더하면서도 2,685만 원이라는 합리적 가격대를 유지했다.

소비 행태 변화와 미래 전망

가성비 좋은 인기 세단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실제 구입 가격을 보면, 아반떼는 2,034만 원부터 시작한다. SUV 인기 모델인 투싼이나 싼타페와 비교하면 수백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 차량 크기도, 연비도 만만치 않다. 전장 4.7미터, 전폭 1.8미터를 훌쩍 넘고, 하이브리드 기준 연비는 리터당 21.1km에 달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가격, 연료 효율, 첨단 기능의 삼박자를 모두 갖춰 전 세대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꾸준히 쇼룸을 찾는다고 전해진다.

SUV가 잠시 장악했던 시장에서, 세단이 다시 중심 무대로 돌아오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폼’보다 ‘내실’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지금, 아반떼의 독주가 앞으로도 계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 분석 결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결과가 단순한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자동차 시장의 선택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 여기에 경제 환경 변화가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이다.

세단은 ‘옛날 차’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굳이 SUV가 아니어도 실용과 가치, 그리고 첨단 기능을 충족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앞으로는 이런 ‘실속형’ 모델들이 더 큰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자동차 구매를 고려하는 이들에게, ‘꼭 SUV여야만 할까?’라는 질문이 다시금 던져지는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