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차 시장에서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삶의 방식’이 된 자동차가 있다. 유명 인사의 차고 속 이야기가 방송을 타면서, 세단의 품격과 스포츠카의 심장을 동시에 갖춘 한 모델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실내에서 손끝으로 느껴지는 원목과 가죽의 감각, 도로 위에서 엔진이 내지르는 야성. 이 두 가지가 한 몸에 공존할 수 있을까.

화제가 된 장본인은 과거 미국 프로야구 무대를 누볐던 인물. 800억 원에 이르는 자산을 떠올릴 때, 그의 자동차 선택 역시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다. 자동차 마니아로 알려진 그는 한때 여러 대의 차량을 소유하며 일상을 자신만의 무대로 만들어왔다.

세단의 품격에 담긴 역동성

벤틀리 플라잉스퍼 슈퍼세단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플라잉스퍼’. 이름만 들어도 한 번쯤 귀를 기울이게 되는 이 차량은, 대중적 인지도에 비해 실상은 그리 흔치 않다. 뒷좌석의 안락함을 중시하는 이들부터, 운전석에서 스티어링을 직접 잡고 싶은 이들까지. 누구에게나 만족을 안겨줄 수 있을까.

처음 시장에 내놓아졌을 때, 플라잉스퍼는 기존 컨티넨탈 GT의 세단형 확장판에 불과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완전히 독립된 라인업으로 성장했다. 차체 길이만 5미터가 넘고, 일반 중형차 두 대를 합친 무게에 가까운 육중함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 겉모습에 속지 마시길. 보닛 아래에는 8기통 트윈터보 엔진이 도사리고 있다.

수치로 환산하면, 550마력의 힘이 뒷받침하고, 0에서 100km/h까지의 가속 시간은 커피 한 잔을 나르기도 전에 끝난다. 사륜구동 시스템과 8단 변속기가 촘촘히 맞물리며, 운전자는 도심의 정체 속에서도 여유를, 고속도로에서는 숨멎는 질주감을 맛볼 수 있다.

플라잉스퍼 W12의 독보적 위치

벤틀리 플라잉스퍼 W12 슈퍼세단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특히 미국에서 주목받았던 모델은 W12 엔진으로 무장한 플라잉스퍼였다. 12개의 실린더가 만들어내는 고동은, 자동차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일종의 예술이다. 635마력. 이 숫자는 단지 스펙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4초 남짓이면 충분하다.

이 차량의 진가는 운전 중에도, 주차장에 세워놓았을 때에도 드러난다. 엔진음조차 속도에 따라 유연하게 바뀌고, 내부는 장인정신이 묻어나는 소재로 마감된다. 맞춤형 옵션에 따라 차량 가격은 3억 원대를 훌쩍 넘어 4억 원 선까지 치솟는다.

자동차를 넘어서는 존재감

벤틀리 플라잉스퍼 슈퍼세단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많은 이들이 플라잉스퍼에 매혹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빠르기 때문만이 아니다. 바깥의 소음이 차단된 실내,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실내 마감, 그리고 무엇보다 소유하는 이의 라이프스타일을 세심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점. 이런 특성들이 세단의 경계를 허문다.

야구선수였던 그가 플라잉스퍼를 선택한 것도, 아마 단지 화려함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상징, 또 누군가에게는 스스로를 대변하는 하나의 메시지. 이 차를 둘러싼 이목은 여전하며, 시장에서는 여전히 플라잉스퍼를 슈퍼세단의 기준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 반응과 전문가의 시각

자동차 업계에서는 플라잉스퍼가 고급차 시장에 남다른 존재감을 심었다는 데 이견이 없다. 탁월한 성능과 안락한 승차감을 고루 갖춘 플랫폼, 그리고 맞춤화가 자유로운 상품성은, 나만의 특별함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겨냥했다.

현재도 플라잉스퍼는 벤틀리의 대표 모델로서,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오너의 손에 들어가 새로운 이야기를 써가고 있다. 고급차를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한 번쯤 생각할 만한 이름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