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오래 기다릴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도심 주차장마다 점점 더 자주 등장하는 경형 전기차, 그 뒤에는 놀라운 스토리가 숨어 있다. 새로워진 현대자동차의 소형 전기차 한 대가 국내 전기차 시장의 공식을 다시 쓰고 있다. 가격은 3천만 원대, 크기는 아담하지만, 이 차 한 대를 받으려면 1년 반을 넘게 손꼽아 기다리는 일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고가의 수입 전기차도 아닌데, 왜 이런 진풍경이 벌어진 걸까?
자동차를 사려는 이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면 명품 가방 못지않은 대기열”이라는 농담까지 오간다. 그 현상 뒤에는 국내보다 더 뜨거운 해외 반응, 그리고 생각보다 복잡한 생산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의외의 열기

전기차 글로벌 인기 현황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세상은 넓고 전기차 팬도 많다. 캐스퍼 일렉트릭이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예상외의 인기를 끌며 수출 주문이 쏟아졌다. 단 6개월 만에 해외로 출고된 차량이 만 대를 넘어섰으니,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우리 몫은 어디로 갔나’ 싶은 게 당연하다.

실제로 국내 주문자들의 인내심은 유럽 시장의 ‘러브콜’에 밀려 시험대에 올랐다. 일반 트림은 1년 넘게, 인기 옵션을 더하면 무려 22개월 가까이 기다려야 내 차를 만질 수 있다. 자동차를 장만하려는 이들에게는 시간이 곧 돈이 되는 셈이다.

상품성 강화와 실속 있는 구성

실속 전기차 인기 모델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이전보다 커진 차체에 실용성을 더하고, 작은 차지만 최신 편의 사양을 아낌없이 담았다. 모든 트림에 똑똑한 룸미러와 실내 소화기, LED 조명 등이 기본으로 적용되고, 상위 모델에는 첨단 보조 기능과 하이패스 시스템이 포함됐다.
통풍 시트와 화면을 통해 사방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은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세제 혜택을 반영한 가격대는 프리미엄이 2,700만 원대, 인스퍼레이션이 3,100만 원대, 크로스는 3,300만 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정부 보조금을 더하면, 실제 구매 부담은 한층 줄어든다.

생산과 수요의 불협화음

전기차 생산대기 행렬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생산 물량이 국내보다 수출로 우선 배분되면서, 국내 예약자들의 대기는 점점 길어지고 있다. 제조사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글로벌 반응으로 생산 일정 조율이 쉽지 않은 상태”라며 “계약 시 기다림을 감안해 계획을 세워달라”는 입장이다.
도심형 전기차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로 차를 받기까지는 인내가 필수인 시대가 열린 셈이다.

소형 전기차 시장의 주도자 역할

작지만 알찬 구성과 실속 있는 가격으로 캐스퍼 일렉트릭은 국내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은 유럽 소비자 못지않게 이 차량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 도심 생활과 잘 어울리는 전기차를 찾는다면, “기다림의 가치”를 곰곰이 따져볼 시점이다.

이처럼 경차 전기차 한 대가 글로벌에서도, 국내 도로 위에서도 신드롬을 이어가면서, 작지만 강한 차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다림이 길어진 만큼, 그만한 만족감도 따라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