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히 사라진 테슬라 플래그십의 뒷모습 유럽 도로에서 조용히 내려오는 S와 X 이야기
고요히 유럽 시내를 달리던 테슬라의 대표 전기 세단과 SUV가, 어느 날부터 주문창에서 모습을 감췄다. 더 이상 버튼 하나로 예약할 수 없게 된 이 두 모델의 행방을 두고, 오랜 고객들과 자동차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 다양한 해석이 오가고 있다.
모든 결정에는 이유가 있듯 이번 변화 역시 예고 없이 찾아온 것은 아니다. 한때 미래 자동차의 상징이던 모델 S와 X가 왜 유럽 무대에서 천천히 퇴장하는지, 여기에는 시장의 흐름과 기업의 전략, 그리고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얽혀 있다.
생산 및 판매 흐름의 변화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몇 해 전만 해도, 이 두 모델은 테슬라 쇼룸의 중심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유럽 공식 사이트를 찾은 이들은, 더 이상 S와 X를 새로운 사양으로 주문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것이다. 현재 유럽에서는 남아 있는 재고 차량만 구입할 수 있다. 공식적인 ‘종료’ 선언은 없었지만, 이미 중국과 일부 시장에서는 판매가 멈췄고, 작년에는 우핸들 모델 생산도 종료됐다.
이러한 변화의 이면에는 생산량의 급감과 소비층 이동이 자리잡고 있다. 모델 S와 X는 미국 캘리포니아 한 군데 공장에서만 생산되고 있는데, 최근 수년간 전 세계적으로 주문이 크게 줄었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출고량을 보면, S와 X는 함께 약 2만 3천 대가 출고됐을 뿐, 모델 3와 Y가 10명 중 9명에 달하는 판매 비중을 차지했다.
전기차 시장 재편과 소비자 선택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면서, 유럽에서는 합리적인 가격과 실용성을 내세운 전통 완성차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했다. 폭스바겐과 BMW의 전기차들은 이제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선택지로 자리잡았다. 반면, 테슬라 S와 X는 값이 오르거나 신기능 추가가 아쉬워진 상황에서 점차 소비자들의 선택지에서 멀어졌다.
더불어, 차량을 유럽까지 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물류 문제도 부담이 됐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한동안 신규 주문을 멈췄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전략 조정 시기와 향후 관전 포인트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단종’이라는 단어를 단정적으로 쓰긴 아직 이르다는 주장도 있다. 테슬라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은 올해 말 업데이트를 예고하고 있다. 새로운 기능이나 디자인이 추가된다면, S와 X가 다시 유럽 도로에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조치가 완전한 퇴장이라기보다는,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숨을 고르는 시간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테슬라가 플래그십 라인을 완전히 포기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모습으로 재정비해 돌아올 여지를 남겼다는 이야기다.
업계의 시선과 소비자 반응
한편, 소비자들은 변화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는 기대했던 신모델을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됐고, 또 다른 이들은 유럽 브랜드의 전기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시장 전체로 보면, 이번 결정이 고급 전기차 시장의 구도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받고 있다.
결국 테슬라의 이번 행보가 혁신을 위한 결정인지, 아니면 시장에서의 일시적인 퇴각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사실은, 자동차 산업의 변화는 언제나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