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하이브리드와 고급차가 이끈 판매 호조 덕분에 올해 2분기 매출은 역대 최고치에 닿았지만, 미국의 신규 관세라는 암초에 수익성은 크게 휘청였다.

실적 발표를 들여다보면 눈길을 끄는 대목이 하나 있다. 외형 성장 뒤편에서 영업이익이 8천억원 넘게 줄어든 것이다. 이제 자동차 시장의 승패는 단순한 판매량이나 신차 효과만으로는 결정되지 않는다. 예기치 못한 한 방, 바로 대외 변수의 파고가 곳곳에서 거세게 몰아친다.

업계 일각에서는 “진짜 고비는 지금부터”라며 3분기 이후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상치 못한 관세 영향

현대차 관세 부담 그래프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올해 4월부터 미국에서 적용된 25% 수입차 관세는 ‘트럼프 관세’라는 별칭만큼이나 파괴력이 컸다. 현대자동차는 2분기 동안 매출이 48조원을 넘기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10명 중 2명이 줄어든 셈이다. 특히, 이 시기 관세 부담이 일부만 반영됐음에도 영업이익 감소액이 8,282억원을 기록한 점에 업계에서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관세에 따른 충격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실제 수치는 예측치를 소폭 웃돌았다. 3분기부터는 관세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라, 전문가들 사이에선 “지금이 바닥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고가 모델의 성장과 한계

현대차 고가 모델 성장 한계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현대차의 ‘하이브리드’와 ‘제네시스’, 그리고 SUV 라인업이 2분기 매출을 견인한 점도 주목된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17만 대를 넘게 팔아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고가 차량 비중이 높아지면서 성장세가 이어진 듯 보이나, 늘어난 매출이 곧바로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을 이번 실적이 여실히 보여줬다.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물류비 상승, 부품 조달비 증가 등 겹겹이 쌓이는 비용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다.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순이익 역시 3조원을 겨우 넘기는 수준으로, 작년 동기 대비 20% 이상 줄었다.

향후 대응 전략의 모색

현대차 관세 대응 전략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현대차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기관리 모드에 들어갔다. 단기적으로는 원재료·가공비 절감에 나선 한편, 장기적 대책으로 미국 현지 부품사와의 협력 강화, 부품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품 약 200여 종을 두고 미국 업체로부터 경쟁력 있는 제안을 받으며, 품질과 납기 등을 꼼꼼히 따지는 분위기다.

가격 인상 여부는 시장의 흐름을 지켜보며 유동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는 미국 내 주요 경쟁사와 달리 가격을 올리지 않는 전략을 고수했으나, 관세 부담이 장기화하면 그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동시장과 업계 전망

실적 발표와 맞물려, 현대차 경영진은 내부적으로도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노사 간 협상 테이블에서도 “생존을 위한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강조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관세로 한 해 영업이익이 1조2천억원 가까이 사라질 가능성도 경고하고 있다.

정리하자면, 현대차의 ‘최대 매출’이라는 타이틀 뒤에는 글로벌 무역 전쟁의 예고 없는 변수와 그에 따른 수익성 악화라는 숙제가 놓여 있다. 자동차 시장을 뒤흔드는 파고 속에서, 현대차가 어떤 생존 해법을 내놓을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