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고르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엔 “기름값이 싸야지!”라며 경유차를 들여다보던 이들이, 이제는 전기차 충전소 위치를 먼저 검색한다. 가정마다 차고에 서 있는 차량도 변신 중이다. 10년 전만 해도 서울 골목을 가득 메우던 디젤 엔진 소리가 점점 사라지고, 길가에서 조용히 지나가는 전기차들이 하나둘 늘어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이런 변화는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올 상반기, 대한민국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수가 2,640만 대를 돌파했다. 이제 국민 서넛이 모이면 그 중 한 명은 운전대를 잡고 있다는 얘기다. 그중에서도 친환경차가 크게 늘고 있다는 사실이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친환경차 확산 현황

전기차와 친환경차 증가 추세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올해 상반기, 전체 신규 차량 등록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수가 친환경차였다. 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차를 모두 합치면 310만 대를 훌쩍 넘는다. 전기차만 따로 보면, 9만 4천 대 정도가 새로 번호판을 달았고, 전체 신규차 중 10대 중 1대 꼴이다. 하이브리드카는 더욱 기세를 올리며 29만 대가 추가됐고, 수소차도 약 1천 대가 더해졌다.

이렇게 누적을 합치면, 하이브리드차가 229만 대에 달하고, 전기차는 77만 대, 수소차도 4만 대 가까이 됐다. 1년 새 친환경차는 13% 이상 늘어난 셈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퇴장

내연기관차 감소 추세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반면, 경유차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25만 대 가까운 경유차가 통계에서 사라졌다. 휘발유 차량이 여전히 전체에서 1,240만 대로 가장 많지만, 예전만큼의 위세는 아니다. 경유차 등록은 약 880만 대에 머물고, LPG차는 180만 대 수준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지금,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다가서고 있다. 흥미롭게도 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부진이다. 수입 전기차, 특히 테슬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산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다.

지역별 등록 상황

지역별 전기차 등록 현황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차량 증가 현상은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경기도는 10만 대 가까이 늘어 전국에서 가장 두드러졌고, 전남도 3만 대 넘게 증가했다. 반면 서울과 대구는 차량 등록 대수가 오히려 줄었다.

전국 평균을 보면, 국민 2명 중 1명이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은 이보다 낮아, 인구 100명 중 45명꼴로 차를 가지고 있다. 반면 지방에서는 59명 중 1명이 운전대를 잡고 있어, 비수도권의 자동차 보유율이 더 높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업계 시각과 전망

자동차 시장의 지각변동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친환경차가 빠르게 늘면서 산업 전반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전망한다. 정책, 기술, 소비자 취향까지 맞물려 자동차 통계의 세밀한 해석이 필요한 시대가 된 셈이다.

이제 자동차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있다. 내연기관의 퇴장과 친환경차의 전진, 이 두 가지 물결이 마주치는 시점에서, 다음 도로 위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