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기념하는 자리에, 정작 과거의 리더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2024년 8월 15일, 이재명 대통령이 마련한 ‘국민임명식’이 전국적 주목을 받지만, 지난 시대를 대표했던 두 이름—박근혜, 이명박—은 각자의 건강을 이유로 자리를 비운다.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던 이 날, 행사장의 무게 중심이 미묘하게 흔들린다. 국민 통합을 위한 무대에서 불참 선언이 연이어 터지자, 정치권 곳곳에서는 원심력이 강하게 작용한다. 국민의힘, 개혁신당을 비롯한 야권은 물론, 사회 각계의 시선도 엇갈리는 분위기다.

정치권 참여 열기와 냉각의 교차점

정치권 국민임명식 행사 모습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국민임명식’이라는 이름에 담긴 포부는 크다. 하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따뜻한 축하보다 미묘한 거리감이 먼저 감지된다. 한때 나라를 이끌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와 함께, 고 육영수 여사의 기일이 겹친 탓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공식적으로 입장을 알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80대 중반을 넘기며 장거리 이동이 힘들다는 사정을 대통령실에 전했다.

이쯤 되면, 과거와 현재가 한자리에 모이는 순간을 기대했던 이들의 바람은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는다. “전직 대통령들이 모두 자리를 함께하는가?”라는 질문은 결국 “아니다”로 정리된다.

사면 논란과 행사 보이콧 움직임

불참 행렬이 단지 두 전직 대통령에만 그치지 않는다. 조국, 윤미향을 포함한 특정 인물에 대한 특별사면 조치가 나오자,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거부했다. 한 여권 인사는 “정치적 쟁점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명분 없이 임명식에 참가할 순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여기서 미묘하게 흐르는 기류는 야권의 입장 변화 없이는 행보를 바꾸지 않겠다는 뜻이다.

국민 통합 상징성에 대한 재조명

행사 기획 단계에서 내세웠던 ‘국민 화합’이라는 상징성, 이제는 여러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빛이 바래는 모양새다. 전직 대통령이 빠지고, 주요 정당 인사들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행사의 상징적 무게도 덩달아 줄어든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광복절 현장 분위기와 향후 파장

이날 임명식 현장은 과연 어떤 공기를 품게 될까? 이재명 대통령이 전하려는 메시지, 그리고 현장의 차분함은 앞으로의 정치적 균형추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현장에 모인 시민과 관계자들은 “역사의 무게를 다시 한 번 느끼는 자리”라면서도, 여러 갈래로 갈라진 정치권의 셈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광복절’이란 이름 아래 모인 이 날, 통합과 갈등의 실타래가 어떻게 풀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