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의 반전 드라마, 7월 자동차 시장을 흔들다 관세 장벽도 못 막은 SUV·하이브리드 돌풍
7월, 자동차 시장의 무대 위에 예상치 못한 주연이 등장했다. 언제나처럼 현대와 기아가 판을 이끌 것 같았지만, 이번에는 조용히 힘을 키워온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가 스포트라이트를 빼앗았다. 수출과 내수 모두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미국의 관세라는 높은 담장도, 글로벌 경기의 먹구름도 이 성장세를 막지 못했다.
누군가는 “요즘 차는 다 거기서 거기”라며 흘려듣겠지만, 2023년 7월은 달랐다. SUV와 친환경차가 이끄는 판도 변화, 그리고 소비자들의 선택이 시장을 다시 쓰고 있다.
SUV와 하이브리드, 중심을 바꾸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건 국내 소비자의 취향 변화다. 7월 한 달, 완성차 5개사(현대, 기아,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GM 한국사업장)가 합쳐 65만 대에 가까운 차량을 내놓았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약 2%가 늘었다는 사실보다 그 안의 변화가 더 흥미롭다.
특히 르노코리아의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는 출시 한 달 만에 3천 대가 넘게 팔렸다. 이 브랜드의 전체 내수 실적은 4천 대로, 전년 대비 세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KG모빌리티 역시 하이브리드 SUV ‘액티언’의 선전으로 내수 회복세를 이어갔다. 하루 평균 70대씩 팔리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친환경차, 수출의 새 엔진이 되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수출 전선에서도 관전 포인트는 분명했다. 미국의 관세 인상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차가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28만 대, 22만 대에 달하는 차량을 해외로 보냈다. 이 가운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비중은 전년보다 뚜렷하게 증가했다.
GM 한국사업장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덕분에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절반 이상 많은 차량을 수출했다. 반면, 르노코리아는 해외 시장에서 주춤했다. 3천 대를 조금 넘는 출고량에 그쳐 지난해보다 약 20%가 줄었다. 반면 KG모빌리티는 ‘토레스 EVX’가 튀르키예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전년 대비 30%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1위의 이름이 바뀌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국민 차’의 주인공도 바뀌었다. 7월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기아의 레저용 차량 ‘카니발’이었다. 7천 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려 쏘렌토를 예순 대 차이로 밀어냈다. 이 결과가 단순한 기록이 아니란 사실, 업계에서는 큰 의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기아는 앞으로도 친환경 라인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V4, PV5, EV5 등 전기·하이브리드 신차를 앞세워 하반기에도 해외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제는 친환경이 경쟁력’이라는 메시지가 분명해진 셈이다.
시장 판도와 미래 전략
이처럼 한여름의 자동차 시장은 SUV와 친환경차의 활약, 그리고 예상을 뒤엎는 브랜드들의 약진으로 뜨거웠다. 과연 이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일까? 아니면 앞으로의 기준이 될까?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의 사례가 새로운 경쟁 구도를 예고한다”고 내다본다.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 다툼, 그리고 SUV·친환경차의 꾸준한 인기. 이제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선택지 앞에 서 있다. 7월, 한국 자동차 산업은 ‘누가 주인공인가’라는 질문에 또 다른 답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