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를 넘긴 부모님, 혹은 주변의 어르신들이 병원을 찾을 때마다 어디선가 한숨이 들린다. 늘어만 가는 진료비 부담이 이제는 국가의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최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니어 세대의 의료비 지출 총액이 드디어 50조 원 선을 돌파했다. 전체 진료비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제는 단순한 숫자 놀음이 아니다. 현재의 건강보험 체계로는 이 거대한 쓰나미를 막아내기 어렵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보험료 인상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는 한편, 사회 전체의 책임 분담에 관한 논의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의료비 지출의 변화

고령층 진료비 증가 그래프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불과 네 해 전까지만 해도 65세 이상 인구의 진료비는 지금보다 40% 가까이 적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작년 한 해 동안 고령층 한 명이 평균적으로 쓴 진료비는 530만 원을 넘었다. 올해 상반기 이미 작년의 절반을 훌쩍 넘는 의료비가 지출되었으니, 연말에는 또 어떤 기록이 세워질지 예측이 어려울 정도다.

전체 국민 중 10명 중 5명꼴로 고령자 진료비가 쓰이고 있다는 사실,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신호다. 한 국회의원은 “이 속도면 건강보험이 스스로를 지탱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건강보험 재정의 흔들림

노인 진료비 증가 그래프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국민건강보험의 미래는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올해까지 흑자 행진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내년부터는 사정이 달라진다고 한다. 적립된 보험금이 계속해서 소진된다면 2028년에는 고작 두 달 치를 남겨둔 채 바닥을 드러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정부의 지원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법적으로는 건강보험료의 20%를 국고에서 보태줘야 하지만, 실제 지원은 그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 ‘예산 범위 내’라는 단서를 달아 책임을 미루는 모양새다.

재정 확충을 위한 다양한 접근법

노인진료비 증가와 재정대책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지금과 같은 보험료 중심의 구조로는 답이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시선을 해외로 돌린다. 프랑스와 대만은 광범위한 소득원에 사회보장세를 부과해 건강보험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단순히 월급만이 아니라 연금, 투자소득, 임대료까지 다양한 수입에 책임을 나눈다.

특히 대만은 법적으로 정부 책임을 분명히 하여, 전체 지원의 36%를 국가가 담당한다. 반면 우리는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지금, 보험료만 올려서는 버텨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연 우리나라에도 이런 변화가 필요할까? 점진적으로라도 더 넓은 기반의 재정 구조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