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바뀌고 있다. 시대를 풍미한 이름들이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전기차 시장의 얼굴’이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한때 전기차 하면 떠올리던 테슬라, 그리고 국내의 대표주자 현대. 그러나 이제 또 한 번, 판도가 뒤집혔다. 독일의 폭스바겐이 태풍의 눈처럼 등장하며 전기 SUV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신차가 쏟아지는 요즘, 소비자들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효율과 스타일, 그리고 브랜드의 미래 비전을 한 번에 만족시킬 선택지를 찾는다. 그리고 그 갈림길에서, 폭스바겐의 전기차 ID 시리즈가 유럽을 넘어 한국까지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의 새로운 강자 부상

폭스바겐 전기 SUV 인기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유럽 전기차 시장의 화제는 테슬라였다. 하지만 이제 2025년 상반기, 유럽 대륙에서는 폭스바겐 배지가 단연 눈에 띈다. 유럽 소비자 10명 중 1명은 최근 폭스바겐의 전기차를 선택했다. 판매량만 놓고 보면, 약 13만 5천 대에 달하는 성적표. 비교하자면 테슬라는 10만 9천 대로 그 뒤를 좇는 상황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변화가 단일 모델의 힘이 아니라 라인업 전체에서 나온 균형 잡힌 성장이라는 점이다. SUV, 세단, 해치백을 모두 아우르는 폭스바겐의 전략에 시장이 화답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 반응과 성장 요인

폭스바겐 전기 SUV 국내 인기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한국에서도 트렌드는 예외가 아니다. 폭스바겐은 전기 SUV ‘ID.4’로 2022년부터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누적 판매량이 이미 6천 대를 넘겼고, 2024년 상반기에는 유럽 브랜드 전기차 가운데 국내 판매 1위(1분기 기준)에 이름을 올렸다.

새롭게 등장한 ‘ID.5’ 역시 주목할 만하다. 5월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 이 쿠페형 전기 SUV는 디자인과 실용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원하는 이들의 선택지를 넓혀줬다는 평가다. 두 모델을 합친 올해 상반기 국내 판매량은 1천 700여 대. 전기차 시장에서 폭스바겐을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든 수치다.

다양한 모델로 확대되는 시장 경쟁

폭스바겐 전기 SUV 모델 경쟁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전기차 게임의 룰이 달라지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유럽 내 순수 전기차(BEV) 판매량은 약 119만 대. 전년 대비 약 4분의 1이 늘어난 셈이다. 브랜드별로 보면 폭스바겐이 선두를 지키고, 테슬라와 BMW, 아우디, 스코다가 그 뒤를 따른다.

반면 아시아 진영의 맹공도 거세다. 중국 BYD는 무려 4배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해 7만 대 이상을 팔아치우며 유럽 전체 브랜드 순위 10위에 올랐다. 한 달 판매량만으로도 이미 기아를 추월했다.

향후 시장 판도와 업계 전략

이제 남은 질문, ‘누가 다음 챔피언이 될 것인가’다. 폭스바겐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전기차를 표방하며, 세단부터 SUV, 해치백까지 라인업을 넓히는 중이다. 이들의 목표는 단순한 판매 1위를 넘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 년이 바로 이 전기차 전환의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 내다본다. 소비자들은 더 많은 선택지를 얻고, 제조사들은 새로운 왕좌를 노린다. 전기 SUV 시장, 이제 진짜 경쟁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