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두 나라, 급경사와 고속도로를 넘나드는 여정. 자동차 마니아들에게는 꿈이지만, 전기차에게는 한계로 여겨졌던 코스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 그 편견에 ‘종지부’를 찍는 사건이 일어났다. 스위스에서 독일까지, 충전 없이 1,200킬로미터가 넘는 길을 주파한 전기차가 등장한 것.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놀란 이유다.

정확히는 1,205킬로미터. 이 거리는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으로 이동하고도 남는 수준이다. 진원지는 미국의 전기차 기업 루시드, 그리고 그 심장에는 한국의 혁신 배터리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이번 결과는 단순한 기록 경신이 아니라, 전기차의 미래가 한 발 더 가까워졌다는 신호로 읽힌다.

업계를 뒤흔든 전기차 테스트 현장

전기차 주행 테스트 현장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올봄, 유럽의 산악길과 평지 고속도로를 아우르는 긴 주행 실험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주인공은 루시드의 ‘에어 그랜드 투어링’ 모델. 이 차량은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가 6,600개나 실려 있다. 단 한 번도 멈추지 않고 1,200킬로미터가 넘는 길을 달렸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기존 기록은 1,045킬로미터였으나, 이번에는 그보다 160킬로미터를 더 달린 셈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10시간 이상 쉬지 않고 달려도 충분한 거리다. 이 도전은 기네스북에도 공식 등재됐다.

배터리 기술 혁신이 만든 성과

삼성SDI 배터리 혁신 기술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이 차에 들어간 배터리는 단순히 ‘양’만 많았던 게 아니다.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 그리고 실리콘 음극 소재가 조화를 이뤄, 고용량과 빠른 충전을 둘 다 잡았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전까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전기차 주행 한계를 기술로 넘었다”고 설명한다.

기술진의 말에 따르면, 한 번의 충전으로 실생활에서 10명 중 8명 이상이 한 달 출퇴근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도 있다. 효율은 물론, 배터리의 내구성과 충전 시간도 기존 대비 크게 개선됐다.

루시드와 삼성SDI의 오랜 협력 관계

루시드 삼성SDI 배터리 협력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미국 애리조나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루시드는 2007년 배터리 팩 개발로 출발했다. 2016년부터는 삼성SD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이어오며, 고성능 ‘에어 드림 에디션’ 등 주요 모델을 함께 만들어왔다. 이번 기록 역시 두 회사가 함께 쌓아올린 기술력의 결실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가 ‘테슬라 대항마’라는 루시드의 별명에 힘을 실어줄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향후 양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시장 반응과 업계 영향 전망

전기차의 실제 주행거리가 천 킬로미터를 넘어섰다는 소식에, 유럽과 미국의 자동차 커뮤니티는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제 장거리 여행도 전기차로 무리 없다”는 기대감과 함께, 기존 내연기관 강자들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고성능 배터리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가 전기차 대중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앞으로 이어질 기술 개발 경쟁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주목된다.